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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넷플릭스 겨냥 OTT 규제 철회…트럼프 압박에 물러섰나

'매출 15% 캐나다 콘텐츠 투자' 의무 결정 철회
캐나다 대미무역장관, USTR대표 만난 직후 정책 변화
카니 총리 “구독료 인상 우려…美 무역협상과 무관"
캐나다 방송업계 "美에 문화 팔아넘겨" 비판

등록 2026-06-04 오후 4:27:39

수정 2026-06-04 오후 4:31:58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캐나다 정부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미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에 콘텐츠 투자 의무를 강화하려는 규제 추진을 철회했다. 마크 카니 총리는 해당 규제가 구독료 인상으로 이어져 국민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보복’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크 밀러 캐나다 문화부 장관은 방송통신위원회(CRTC)에 OTT 규제 추진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사진=AFP)
앞서 독립적인 정부 기관인 CRTC는 지난달 캐나다 내 매출이 2500만 캐나다달러를 넘는 해외 스트리밍 업체들에 대해 매출의 15%를 캐나다 콘텐츠 제작 지원에 투입하도록 의무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부담금을 기존 5%에서 세 배로 늘린 것이었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해당 규제 추진을 중단하는 대신 새로운 OTT 정책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캐나다 국민들이 부담 가능한 수준의 스트리밍 요금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문화부는 설명했다.

이에 캐나다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보복을 우려해 한 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조치가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대미 무역담당 장관이 전날 워싱턴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난 직후 나오면서 이 같은 평가가 확산했다.

이번 만남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를 둘러싼 양국 협상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그리어 대표는 CRTC의 규제를 미국 기술기업들을 부당하게 겨냥한 차별적 조치라고 반복적으로 비판해 왔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여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 중단을 위협하자 디지털서비스세(DST)를 철회한 전례가 있다. 당초 관련 세금으로 미 기술기업들에게 향후 5년간 약 72억 캐나다달러의 세수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압박에 대한 양보라는 일각의 평가를 일축했다. 그는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캐나다 국민에게 추가로 50캐나다달러를 부담하게 할 시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해당 규제가 도입되면 캐나다 내 OTT 구독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것이지 미국과의 무역 협상과는 무관한 조치라는 의미다.

밀러 장관도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스트리밍 정책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이번 결정의 유일한 이유였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 왜곡이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적인 우려는 이용자 부담 문제”라며 “이와 유사한 조치가 시행된 국가들에서는 제작 비용이 증가했고, 사용자 요금도 상당한 수준으로 인상됐다”고 했다.

이번 정책 선회에 캐나다 방송·영상 업계는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캐나다미디어프로듀서협회(CMPA)의 카일 어빙 회장은 성명에서 “연방정부가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이익을 위해 캐나다 문화를 팔아넘긴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CRTC의 원안대로라면 매년 약 20억 캐나다달러가 캐나다 프로그램 제작에 투입될 것으로 기대됐었다. 대신 정부는 오디오·영상 콘텐츠 산업 지원을 위해 6억 캐나다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어빙 회장은 “DST 사례가 보여준 것은 아무런 대가 없이 양보하면 더 많은 양보 요구만 돌아온다는 점”이라며 “미국 스트리밍 업체들은 지난 10년 동안 캐나다 시장에 진출한 이후 해마다 구독료를 올려 왔다.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유경 기자

ykl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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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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