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연초 잔뜩 얼어붙었던 국내 주택사업경기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의 매수세 확산으로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다. 다만 다음달 대선 이후 차기 정부 정책방향에 따라 시장 흐름이 바뀔 수 있어 낙관은 이르다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
 | 2025년 5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 동향.(자료=주택산업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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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대비 4.1포인트 상승한 89.6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지수는 같은 기간 무려 20.2포인트 상승한 104.4로 전망되면서 시장 회복 기대감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지역별 지수를 살펴보면 △인천은 21.6포인트(75.0→96.6) △경기는 20.0포인트(80.0→100.0) △서울은 19.0포인트(97.6→116.6) 상승하는 등 수도권 전역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울은 기준치(100.0)를 크게 상회하며 수도권 회복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사업연구원은 “수도권에서는 지수가 기준치를 상회한 것은 지난해 10월 107.4를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이라며 “기준금리 동결과 대출금리 3%대 진입, 실수요자 중심의 매수세 확산이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의 회복세를 이끌며 지수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3월 주택 거래량은 2월 1만 338건 대비 크게 증가해 1만 5000여건을 기록했고, 수도권 인허가 실적도 전년동월 대비 45.3%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시장 호조가 사업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비수도권은 0.6포인트 상승한 86.4로 전망됐다. 도지역은 2.4포인트 하락한 83.1로 전망됐으나 광역시가 4.6포인트 상승한 90.9를 기록하면서 비수도권 전체 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부 지역별로 살펴보면 광역시는 △광주 23.6포인트(70.5→94.1) △세종 18.7포인트(100.0→118.7) △대구 6.1포인트(77.2→83.3) △부산 4.5포인트(81.8→86.3) 순으로 상승했고, △울산 13.4포인트(100.0→86.6) △대전 11.8포인트(88.2→76.4) 순으로 하락했다. 도지역은 △전북 9.8포인트(81.8→91.6) △경남 5.0포인트(86.6→91.6) △제주 2.1포인트(81.2→83.3) 순으로 상승했고, △경북 22.4포인트(91.6→69.2)△강원 13.3포인트(83.3→70.0) △충남 0.5포인트(92.8→92.3) 순으로 하락했다. 충북과 전남은 전월과 동일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방 주택시장에 대한 세제·금융상의 보완조치와 더불어 세종은 대통령실 및 국회 이전과 같은 대선 변수에 영향을 받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사업자들의 심리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전국 미분양 주택재고의 76%가 비수도권에 위치하는 등 부정적인 시장환경으로 인해 비수도권 지수는 여전히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어 호황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렵고 주택사업환경이 일부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택산업연구원은 “6월 초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주택공급 관련 법안의 입법 논의가 지연되고 있고, 향후 새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5월 전국 자금조달지수는 전월대비 1.3포인트 하락한 79.3, 자재수급지수는 3.3포인트 상승한 96.2로 전망됐다.
자금조달지수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조달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건설업 부실 증가 등에 따른 PF관리 강화 등으로 자금조달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건설수주 감소, 지방 미분양 적체, 미수금 누적 등 전반적인 건설경기 부진이 겹치며 이중의 압력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자재수급지수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주요 수입 원자재의 가격이 오르며 원가 부담 요인이 확대됐음에도, 국내 건설시장에서는 착공 부진과 수요 위축으로 자재 수요가 줄면서 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