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장주 수익성 지표 일제히 하락

  • [넘치는 반도체 재고] ② 현금창출능력 저하 ‘뚜렷’…메모리 단가 하락 영향 업황 개선에 시간 소요…완충위한 재무체력 길러야
  • 등록 2023-09-24 오후 2:30:01
  • 수정 2023-09-24 오후 2:30:01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라인. [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한파 속에서 수익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뜩이나 늘어난 재고자산 탓에 현금흐름이 악화된 상황에서 현금창출 능력마저 저하될 경우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시장에서도 당장 업황 개선이 어려운 만큼 수익성 지표를 개선하고 다음 호황기까지 버틸 수 있는 펀더멘탈(기초체력) 확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총자산 수익률(Return On Asset, ROA)은 1.53%으로 전년 동기 10.01% 대비 8.48%포인트(p) 하락했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ROA가 마이너스(-) 6.5%를 기록하며 보릿고개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6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4조1000억원 대비 95.2% 급감했다. SK하이닉스는 2조88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총자산 수익률을 의미하는 ROA는 부채와 자본이 포함된 총자산으로 얼마나 많은 순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눈 수치인 만큼 순이익이 적을수록 값이 낮아진다.

주주가 갖고 있는 지분에 대한 이익의 창출 정도를 나타내는 자기자본 이익률(Return On Equity, ROE)도 악화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ROE는 1.77%로 전년 동기 14.02% 대비 12.25%p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를 기록했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지표로 높을수록 효율적인 영업활동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투자수익률과 관련이 깊은 만큼 투자자 입장에선 이익의 척도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현금 창출 능력 역시 저하됐다. 이는 재고자산 증가로 현금흐름이 둔화된 양사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은 16조9828억원으로 전년 동기 31조540억원 대비 45.3% 감소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12조2675억원에서 8037억원으로 93.4% 급감했다. 

원인은 반도체 한파 때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 지표가 악화된 것은 메모리 단가 하락과 관련이 깊다. 제품별 판매 단가가 폭락 수준으로 떨어졌고 매출원가가 매출을 상회하며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반기 총 136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도 반도체 분야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작년 12월 2.21달러에서 지난 8월 1.30달러로 내렸다. 같은 기간 메모리카드·USB향 낸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4.14달러에서 3.82달러로 내렸다. 전방 IT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에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가격은 올해 들어 눈에 띄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산업 수요 위축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며 제품별 단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며 “이는 메모리 제조사들의 매출원가 부담으로 이어졌고 단기간 내에 반등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사진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올해까지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제조사들의 감산 효과와 수요 회복 시점이 내년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하반기까지 보릿고개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 개선 시점이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의미있는 손익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비메모리 부문도 당장 특별한 돌파구가 없는 상황에서 평택 P3라인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 증가로 손익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평가 3실장도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부터 점진적인 수익성을 회복하고 내년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며 “보수적 투자 기조가 유지된다면 반도체 재고는 내년 상반기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렇지 않은 경우 내년도 영업적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제한적인 영업현금흐름 개선, 재고부담 지속 등으로 현금 유보가 제한되고 차입금커버리지 개선 폭은 과거 사이클 평균을 밑돌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업황 개선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펀더멘탈 확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 실장은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모멘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단기간 내에 수요가 회복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고점과 저점을 관통하는 재무적 체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조사들은 경쟁사 전략에 따라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재무적 완충력을 갖추는 데 관심과 의사결정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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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4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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