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대 1’ VS ‘170대 1’…수요예측부터 주가까지, ‘극과 극’ IPO 성적

  • 공모가 상단 초과 진영, 하단 나라셀라 증거금 10조 모은 기가비스, 경쟁률 1600대 1 공모가 평가가 희비 갈라…“상장 후까진 보장 안해”
  • 등록 2023-05-25 오후 12:48:54
  • 수정 2023-05-25 오후 12:48:54
조 단위 ‘대어급’이 사라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중소형 회사들의 코스닥 상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의 상장 성적이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채영 기자] 조 단위 ‘대어급’이 사라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중소형 회사들의 코스닥 상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의 상장 성적이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이달에만 9개 기업이 IPO에 나서 이들 중에는 청약 경쟁률 1700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기업이 있는 반면,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에도 못 미친 공모가로 겨우겨우 상장하는 기업도 있었다.

진영 4조, 나라셀라 170억원…모니터랩·씨유박스도 희비 엇갈려

마승철 나라셀라 대표가 17일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성장전략과 미래 비전을 소개했다. [사진 나라셀라]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23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진행한 플라스틱 시트 기업 진영과 와인수입회사 나라셀라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진영은 약 4조원에 달하는 청약증거금을 모은 반면 나라셀라는 170억원 청약에 그쳤다.

진영은 지난 19일 기관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최상단 4200원을 초과한 5000원으로 확정했다. 앞서 진행된 공모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159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나라셀라는 일반청약 경쟁률이 4.84대 1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앞서 진행됐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나라셀라는 178.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인 2만원에 확정한 바 있다. 피어그룹(유사기업)을 통한 기업 가치 산정에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포함하며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던 것이 이후의 절차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상장 주관사인 신영증권 관계자는 “와인업계 1호로 상장을 추진하다 보니 유사기업을 통한 밸류 산정 기준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였고, 이에 시장친화적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광후 모니터랩 대표. [사진 모니터랩]
지난 1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인공지능 영상인식 전문기업 #씨유박스와 클라우드 기반 보안서비스 기업 #모니터랩도 앞선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모니터랩은 지난 3~4일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범위(7500~9800원) 상단인 9800원으로 확정했다. 

총 1823개 기관이 참여하며 최종 경쟁률은 1715.4대 1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진행된 IPO 시장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로, 유아 가구 전문기업 꿈비(407400)(1773대 1)는 3개월 만에 1등 자리를 내줬다. 

씨유박스는 경쟁률이 두 자릿수에 그쳤다. 총 578개 기관이 참여해 8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부분 하단 이하로 가격을 써내며 최종 공모가는 주당 1만5000원으로 확정했다. 공모가 범위(1만7000~2만3200원) 하단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참여 건수 기준 약 72%가량이 밴드 하단인 1만7200원 미만의 가격을 써냈다.

이들은 상장 이후 주가도 엇갈렸다. 모니터랩은 상장 첫날 공모가 두 배인 1만96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전일 종가 기준 공모가보다 53% 상승했다. 씨유박스는 공모가 1만50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해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11% 하락하면서 1만3000원 선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3거래일 만에 공모가를 회복했고, 전일 1만653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가비스, 10조 증거금 모으며 흥행…“상장 전 흥행이 상장 후까지 보장 안해”

시장에선 공모가에 대한 평가와 시장 상황의 차이 등이 희비를 갈랐다고 분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상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기가비스는 일반청약과 수요예측 흥행에 이어 상장 첫날 주가도 상승마감했다. 기가비스는 일반청약에서 10조원에 육박하는 증거금을 모았고, 앞서 일반청약에선 경쟁률 824대 1,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16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범위(밴드) 상단(3만9700원)을 8.3% 초과한 4만3000원에 결정한 바 있다. 

상장 첫날인 24일 기가비스는 시초가를 공모가보다 65.58% 높은 7만1200원에 형성한 뒤 이보다 10.96% 오른 7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따상은 실패했지만 코스닥 IPO 기업 중 9조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이 모인 건 지난해 7월 상장한 성일하이텍(365340) 이후 10개월 만으로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거뒀다.

시장에선 공모가에 대한 평가와 시장 상황의 차이 등이 희비를 갈랐다고 분석한다. 최근 IPO를 예고한 기업들의 공모일정이 겹치면 투자자 모집을 둘러싼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란 의견도 나온다. 나라셀라와 진영이 지난 22~23일, 백신개발 전문업체 큐라티스와 화장품 기업 마녀공장 25~26일로 각각 청약 날짜가 겹쳤다. 

상장 전 흥행 여부가 상장 이후 주가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일반청약 흥행에 실패한 오브젠(417860)이 따상에 성공하고 상장 일주일 만에 7만원대 중반까지 올라간 적이 있는 것처럼 ‘뒷심’을 발휘하는 기업들도 간혹 있다”며 “상장 전 흥행이 상장 이후 주가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아 상장일 주가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5월에만 9개 기업 상장이 예정돼 중소형 IPO도 종목별로 옥석 가리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공모 타이밍에 대한 기업들의 눈치싸움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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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4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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