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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유럽 방산 딥테크, 실리콘밸리 탄생기와 닮았다”

[GAIC 2026]
피에르 주 코렐리아 캐피탈 벤처 파트너 겸 한국 총괄
“방산 수요가 딥테크 상업화 이끄는 구조 재현”
“유럽 방산 기술 투자 이제 시작…韓 투자자 기회 커”

등록 2026-05-21 오후 2:01:09

수정 2026-05-21 오후 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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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냉전기 미국의 방산 수요가 실리콘밸리의 기술 혁신을 키웠듯,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유럽에서도 방위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딥테크 투자 사이클이 열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딥테크란 첨단 과학과 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의 연구개발(R&D)과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혁신 기술 분야를 뜻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이 기술·산업 주권 확보에 나서면서 방산 기술 분야로 공공 자금과 벤처 자본이 동시에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피에르 주 코렐리아캐피탈 한국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에서 '글로벌 안보 재편: 방산 투자 슈퍼사이클'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피에르 주 코렐리아 캐피탈 벤처 파트너 겸 한국 총괄은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데일리 2026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글로벌 안보 재편 : 방산 투자 슈퍼사이클’ 세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럽 방산 딥테크 투자 기회에 대해 “과거 실리콘밸리의 성장을 이끈 것은 기업가 정신만이 아니라 방위산업 수요와 정부의 앵커 역할이 그 밑바탕에 있었다”며 “지금 유럽에서 같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총괄은 유럽 방산 딥테크 시장이 구조적 성장 초입에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이 자체 방위산업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고, 이에 따라 공공 자금과 민간 벤처 자본이 방산 기술 분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럽의 의사 결정권자들은 자신들만의 방위산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며 “향후 10년 동안 이 과정에서 상업적 스핀오프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핀오프란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특정 사업 부문을 떼어내서 독립된 자회사로 만드는 회사 분할 전략을 의미한다. 주 총괄은 이같은 흐름을 과거 실리콘밸리의 성장 과정과 비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탄생은 차고에서 시작된 기업가 정신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그 이면에는 방위산업의 수요와 정부의 앵커 역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방산 수요가 먼저 첨단 기술 개발을 이끌고, 이후 민간 시장으로 확장되는 구조가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유럽 방산 기술 투자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진단했다. 주 총괄은 “지난 2024년 유럽 벤처캐피털(VC)의 방산 기술 투자 비중은 10% 미만인 반면 미국은 23%였다”며 “유럽 내 VC 자본이 방산 기술로 재배치되는 과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방산 기술 투자를 검토하는 투자자들은 결코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미스트랄AI를 사례로 들며 유럽 딥테크의 방산 확장 가능성도 설명했다. 미스트랄AI는 자체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유럽 대표 AI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외부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폐쇄망이나 자체 서버에서도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을 앞세우고 있다.

주 총괄은 “미스트랄AI의 오픈 웨이트 모델은 국방 산업이 모델을 다운로드해 오프라인 환경에서 실행할 수 있게 한다”며 “이는 오픈AI가 제공하기 어려운 경쟁 우위”라고 말했다. 이어 “작고 효율적인 모델은 드론, 선박, 전방 기지처럼 인터넷 연결이 제한된 에지 환경에서 강점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에지 환경(Edge Environment)은 데이터가 생성 및 소비되는 물리적 위치나 기기와 가장 가까운 네트워크의 끝단(가장자리)을 의미한다. 모든 데이터를 중앙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현장에서 즉시 데이터를 처리해 응답 속도를 높이고 통신 지연을 줄이는 정보기술(IT) 환경을 뜻한다.

주 총괄은 한국 투자자에게도 유럽 방산 딥테크 생태계와 결합할 기회가 크다고 봤다. 그는 “한국은 이미 일부 유럽 국가, 특히 폴란드에 견고한 방위산업 공급국이 됐다”며 “유럽의 기초과학·수학 인재풀과 한국의 응용 공학 및 하드웨어 역량 사이에는 강한 시너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이 추구하는 기술·산업 주권 흐름도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 총괄은 “유럽은 모든 역량을 리쇼어링(과거 인건비 절감 등을 이유로 해외로 옮겼던 기업의 생산시설이나 일자리를 다시 자국으로 되돌려오는 현상)하는 것만으로는 주권을 100%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핵심 기술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환경에서 한국이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주 총괄은 한국이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았다.

호라이즌 유럽은 유럽연합(EU)이 지난 2021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총 955억 유로(약 140조원)를 투입해 진행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간 연구·혁신 재정 지원 프로그램이다. 유럽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공동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호라이즌 유럽은 한국 연구개발팀이 유럽 파트너와 함께 접근할 수 있는 통로다. 주 총괄은 “유럽 딥테크의 부상은 한국 투자자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재연 기자

1jae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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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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