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010130) 공개매수를 위해 NH투자증권에서 빌린 6000억원 규모 브릿지론 대출 잔액 전액을 만기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오는 6월 만기를 앞둔 상황에서 홈플러스 사태 등이 터지면서 NH투자증권이 연장에 동의하지 않을 거란 우려가 컸지만, 이번 만기 연장으로 MBK는 내년 5월까지 시간을 벌게 됐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 13일 NH투자증권과 6000억원 규모 브릿지론 리파이낸싱에 합의하고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리파이낸싱이란 인수금융의 만기 또는 만기 이전에 기존 인수금융을 상환하고 재차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리파이낸싱은 지난해 10월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위해 빌린 1조5785억원 규모 브릿지론 잔액 전액에 대해 이뤄졌다. 당시 MBK는 만기 9개월에 최소고정금리 연 5.7%로 NH투자증권으로부터 자금을 빌려왔고, 해당 브릿지론 만기가 오는 6월 13일로 도래할 예정이었다. 이번 계약으로 해당 대출의 만기는 내년 5월 13일까지로 연장됐다.
금리 조건도 개선됐다. 기존 계약에선 최소 고정금리 연 5.7%에 가산금리 연 2.30%가 적용될 수 있는 조건이었지만, 신규 계약에선 금리가 연 6.2%로 고정됐다.
담보유지비율(LTV)은 75%로 설정됐다. LTV가 75%라는 건 6000억원 규모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담보 자산의 평가가치가 최소 8000억원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MBK파트너스가 NH투자증권에 담보로 제공한 고려아연 지분 8.10%의 이날 종가 기준 가치는 1조3349억원으로 담보 유지를 위한 조건도 여유가 있는 편이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담보 자산의 안정성과 신용 등을 고려해 비교적 높은 담보유지비율을 설정할 수 있었다”며 “고려아연 지분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이번 리파이낸싱을 통해 안정적인 대출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