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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북미 진출한다면, 이 생각만은 버려야"

  • 캐나다 아더핸드벤처스 이수형 대표 인터뷰
  • 잘 나가던 컨설턴트가 컴퍼니빌더 세운 이유는
  • "국내 스타트업 기술력·혁신성 최고…현지화는 아직"
  • 반드시 미국일 필요 없어…테스트베드서 리스크↓
  • 등록 2023-02-14 오후 8:57:54
  • 수정 2023-02-14 오후 10:22:27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4일 20시 57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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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자국(自國)에서 검증된 사업모델이 북미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 언어와 문화, 비즈니스 마인드셋은 국가별로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북미 진출을 고려하는 국내 스타트업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가운데 캐나다에서 국내 초기 스타트업의 북미 진출을 돕는 아더핸드벤처스의 이수형 대표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한 말이다.

해외 진출에 도전하는 국내 스타트업은 해마다 늘어가지만 이 중 현지에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곳은 극히 일부다. 현지 소비자의 기호 파악 및 시장 이해에 실패하면서다. 지난 수년간 컨설턴트로서 굵직굵직한 글로벌 테크 기업을 상대하던 이수형 대표가 컨설팅 회사를 박차고 나와 캐나다에 아더핸드벤처스를 설립한 배경이다. 그는 “현지화 전략을 펼치기 위해서는 한국과 해외 소비자 및 시장 차이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과 핵심 가치는 유지하되 나머지 부분을 효과적으로 채워주기 위해 아더핸드벤처스를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형 아더핸드벤처스 대표./사진=아더핸드벤처스 제공
잘 나가던 컨설턴트가 컴퍼니빌더 차린 이유

아더핸드벤처스는 캐나다 밴쿠버 기반의 컴퍼니빌더(Company Builder,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경영 전반에 참여하며 공동 창업자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로, 한국과 캐나다의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할 뿐 아니라 북미 진출을 고려하는 국내 스타트업에게 현지화 컨설팅을 제공한다. 파트너사로는 에어비엔비와 구글, 드롭박스 등에서 UX디자인 및 PMF 프로젝트를 진행한 카이저와 스트래티지카, 클래시나웰 등을 두고 있다.

소위 ‘잘 나가는 컨설턴트’였던 그가 컴퍼니빌더를 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이 대표는 컨설턴트로 활동하던 시절 한국 스타트업이 큰물에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기술적으로 훌륭하고 혁신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많은데 북미 진출 시 성공하는 경우가 적었다”며 “현지화 부족으로 인한 요인이 크다고 분석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소비자 및 시장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앞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들은 한국 시장에서 적응기간을 거쳐 서비스 수요 등을 검증한 후 북미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갖추더라도 한국 소비자를 타겟팅해 만든 것이기에 북미 시장에선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속하게 제품을 만들고 시장에 테스트하는 민첩한 시장 진입 전략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제품의 기능과 비즈니스모델 등 근본적인 부분을 현지에 맞게 짜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기술과 핵심가치는 유지하되 나머지 부분은 북미에서 새롭게 만들어 가는 것이 한국 스타트업들이 가진 북미 진출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꼭 미국일 필요 없어…테스트베드서 검증”

아더핸드벤처스는 북미 진출을 고려하는 초기 스타트업에 ▲사업모델 시장 검증(PMF) ▲고투마켓(Go-to-Market, 신규 시장에서 성공을 위해 필요한 단계를 세분화해놓은 것으로, 고객에게 접근하는 단계) 컨설팅 ▲ 시장 진입 전략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이 중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스타트업에 한해서는 직접적으로 투자하며 컴퍼니빌더 역할을 자처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불확실성이 가득한 스타트업이 길을 잃지 않고 해외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명확히 정의된 가설과 이를 검증하기 위한 데이터가 필수적”이라며 “아더핸드벤처스는 시장 조사와 비즈니스 분석, 재무 예측 및 지속적인 시장 동향 분석 등을 통해 사업가가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통찰력과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를 고집하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반드시 실리콘밸리일 필요는 없다”며 “미국과 근접하고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한 캐나다에서 시장 검증을 거친 후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캐나다는 미국에 비해 창업자 이민이 상대적으로 쉽고, 인건비를 포함한 기타 비용은 낮은 편”이라며 “지리적으로도 미국 테크허브인 시애틀 및 실리콘밸리에 근접해 투자 유치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국가에서 글로벌 기술 인재 유치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위한 기반이 안정적이다”라며 “북미 진출 시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좋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형 대표에게 최종 목표를 물었다. 그는 “캐나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빠르게 성장하며 그 어느 국가보다 다양한 기회가 포착되고 있다”며 “한국 스타트업뿐 아니라 국내외 투자사들과 협업하며 북미 진출 과정을 함께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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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3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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