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지난해 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로의 매각이 무산된 ‘독도 토너’ 운영사 서린컴퍼니 우선협상대상자로 구다이글로벌이 선정됐다. 지난해 티르티르와 라카, 크레이버를 연달아 인수한 구다이글로벌은 반년 간의 기다림 끝에 당초 예상보다 1000억원 가량을 아껴 서린컴퍼니 인수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매출 성장세가 높은 인디 브랜드를 공략하는 구다이글로벌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효과로 올해 매출 합산 1조5000억 시대를 노리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린컴퍼니 매각 측인 칼립스캐피탈과 메리츠증권은 구다이글로벌·컴퍼니케이파트너스를 우협으로 선정했다.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11월 서린컴퍼니 인수 예비입찰에서 영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탈이 우협에 선정되며 고배를 마셨지만, 이후 반년만에 우협 지위를 따냈다. 인수 가격은 당시 제시한 7000억원보다 낮은 6000억원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다이글로벌은 2016년 화장품 총판으로 시작해 2019년 조선미녀, 2022년 하우스오브허, 2024년 티르티르·라카·크레이버, 올해 서린컴퍼니까지 연달아 인수에 나섰다. 최근 1년새 인수한 화장품 기업만 4곳으로, 이들 기업의 인수에만 1조353억원을 쏟아부었다.
주목할 점은 구다이글로벌에 인수된 기업들의 매출 증가세다. 지난해 크레이버는 매출 318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32.7% 성장, 주요 화장품 인디브랜드 기업 10곳 중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구다이글로벌(131.9%)과 티르티르(63.4%)도 높은 성장세로 각각 4위와 7위에 올랐다. 인수 추진 중인 서린컴퍼니도 지난해 전년대비 69.6%라는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수 기업의 매출 성장과 별개로 구다이글로벌의 별도기준 매출도 2021년 117억원에서 2022년 413억원, 2023년 1396억원, 지난해 3237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서린컴퍼니 매출까지 더할 경우 올해는 매출 1조5000억원(회사별 합산 기준) 달성이 기대된다. 매출 규모를 뛰어넘는 M&A라는 우려도 나오지만, 외형 성장 전략이 아직까진 유효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홍성표 삼일PwC 파트너는 “구다이글로벌은 인디브랜드의 성장과 군집화를 통해 지난해 매출 1조원 달성이 예상된다”며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고, 빠른 매출 성장 및 현금 창출 능력, 기술력을 보유하기 때문에 K-뷰티 업체들은 재무적 투자자들에게도 높은 매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