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LX그룹과 HL그룹 등 계열사들의 공모 회사채 발행에서 주관사단에 합류하며 이들과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트랙 레코드(성과) 확보를 넘어 채권발행시장(DCM) 내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사진=신한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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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HL홀딩스(060980)의 회사채 발행 주관사단에 합류했다. 신한투자증권이 HL홀딩스의 발행 주관사단에 합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HL홀딩스는 2년물과 3년물로 총 1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계획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200억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곳이다. 오는 18일 수요예측, 28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HL홀딩스는 HL그룹의 사업형 지주회사다. 이번 공모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여 만으로, 차환을 위한 발행으로 알려졌다.
HL홀딩스의 주력 자회사가 HL만도(204320)와 HL D&I(014790) 한라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HL만도와 HL D&I 한라는 회사채 발행 정기 이슈어로, 이들과 접점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아직까지 HL D&I 한라의 회사채 주관사 자리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으며, HL만도와는 지난 2018년 단 한 차례 공동 주관 업무를 맡은 바 있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LX하우시스(108670), LX인터내셔널(001120), LX판토스 등 LX그룹의 회사채 발행 주관사단에도 포함됐다.
LX하우시스의 경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공동 주관을 맡았다. 인수금액도 △신한투자증권 400억원 △한국투자증권 170억원 △NH투자증권 165억원 △KB증권 165억원 등의 순으로 신한투자증권이 가장 많다. 첫 대표 주관임에도 발행사와 굳건한 신뢰를 쌓았다는 평가다.
수요예측일을 두고도 발행사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갔다. LX하우시스는 당초 지난 4일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일로 정했으나, 윤석열 전대통령 탄핵선고일이 이날로 지정되면서 일정을 뒤로 미루기도 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채권시장 내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 2023년 이후 2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사모채 발행 주관을 맡은데 이어 2022년, 2023년 연이어 LX인터내셔널의 공모채 발행 주관사단에 자리했다. 마지막으로 이달 중 수요예측이 예정된 LX판토스의 주관사에도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한편 올해 회사채 발행시장은 역대급 연초효과를 기록하는 등 신기록을 세워 나갔다. 탄핵 정국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채권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안전자산이라는 인식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회사채 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쏠리면서다.
증권사들도 DCM 부문 인력을 늘리는 등 사업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기업금융(IB) 부문 수익이 부진해지자 DCM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1분기 일반 회사채(SB) 기준 DCM 주관 시장점유율은 NH투자증권(21.52%), KB증권(18.00%), 한국투자증권(15.92%), 신한투자증권(11.35%) 등 ‘빅4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23년부터 굵직한 대기업의 대표 주관 업무를 이어오며 꾸준히 발행사와 스킨쉽을 늘려왔다”며 “(2023년 이후) 대표 주관 실적은 3위인 한국투자증권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