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롯데손해보험(000400)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 사태 이후 처음으로 CJ CGV(079160)가 자본성증권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한 상황에서 첫 자본성증권 발행이라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어 신한라이프생명도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오는 22일 4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BBB+)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당초 지난달 말로 예정돼있던 수요예측 날짜가 한 차례 연기된 것이다. 작년 신종자본증권 발행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2년 콜옵션 조건을 걸고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CJ CGV는 작년 3월에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당시에는 1200억원 규모 발행을 목표로 주문을 받았고 240억원의 주문을 받아내는데 그치면서 미매각을 기록했다. 당시 2년 뒤 콜옵션 행사 조건에 희망 밴드 금리도 6.8~7.3%로 높게 잡았다. 주관사단도 NH투자증권을 비롯해 KB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하이투자증권, 신영증권 등 대규모로 꾸렸다.
 | CJ CGV 관련 이미지.(사진=CJ CG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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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미매각을 피하지 못하자 올해는 전략을 바꿨다. 발행 규모도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였고, 주관사단도 KB증권 단독 주관으로 변경했다. 희망 금리 밴드는 5.8~6.1%로 작년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다른 발행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미매각을 피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문제는 자본성증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점이다. 롯데손보 후순위채 콜옵션 행사 보류 사태 이후 자본성증권의 위험도가 부각되면서 경계감이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 심리는 긍정적이지 않은 분위기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CJ CGV는 업황 악화로 지속적으로 미매각을 기록했던 곳”이라면서 “긍정적 전망을 달고 있는 것에도 의구심을 표시하는 시선이 많고 자본성증권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만큼 높은 금리에도 우려의 시선이 있다”고 지적했다.
CJ CGV의 뒤를 이어서 오는 27일에는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이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한다. 총 3000억원 규모로 희망 금리 수준은 3.3~3.9%다. 발행 규모가 상당히 큰데다 롯데손보와 같은 보험업종, 후순위채라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BBB급인 한진칼이 처음으로 비우량채 수요예측을 진행하면서 시험대에 올랐지만 발행에 무난하게 성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비우량채 중에서도 ‘되는 곳은 된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가 롯데손보 개별적인 기업의 문제일 뿐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선도 상당하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예정돼있는 자본성증권 발행에 있어서 롯데손보 사태보다는 홈플러스 사태 영향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면서 “기업은 콜옵션을 행사하려했지만 금감원에서 막은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자본성증권 콜옵션 미행사 사태때보다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