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신용등급 BBB급 비우량채들의 공모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BBB급 수요를 담당했던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이 올해부터 종료됐지만 고금리 메리트로 인해 비우량채에 대한 수요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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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본드웹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1월 1일~2월 18일)까지 BBB+급 이하 무보증사채 총발행액은 4630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이 열흘 가량 더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총 발행액(4400억원)을 소폭 웃도는 규모다. 공모 회사채 발행 및 예정 기업 건수도 9건에 달한다.
그동안 하이일드 펀드가 비우량 회사채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 경로 역할을 맡아왔다. 고위험·고수익 상품인 하이일드 펀드는 비우량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공모펀드 기준 국내 채권에 60% 이상 투자하고, 이 가운데 신용등급 BBB+ 이하가 45% 이상이다. 사모펀드의 경우 공모펀드 조건에 A등급 회사채(A2등급 전단채 포함)에 15% 이상 의무 투자 요건이 추가된다.
다만 올해부터는 BBB급 수요를 담당했던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이 종료됐다. 하이일드 펀드가 위축돼 저신용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발행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이 유지되며 하이일드 펀드 수요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일드 펀드 설정액 규모도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하이일드 펀드 설정액(공모·사모 합계)은 1조79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1조1158억원)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 중이다.
또 금리 인하기를 맞아 BBB급 비우량채의 고금리 메리트가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절대금리 매력을 내세워 리테일 투자자의 매수가 이어지면서다.
실제로 올해 들어 수요예측 과정에서 BBB급 발행사들의 미매각은 단 한 건에 불과했다. AJ네트웍스(095570)(BBB+) 3년물 10억원 규모를 제외하고 전액 완판에 성공한 셈이다. 해당 미매각 물량도 당일 추가 청약을 통해 전액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지난해 두 차례 공모채 발행에서 모두 미매각이 발생한 JTBC(BBB)도 지난 10일 수요예측에서 목표액 이상의 주문을 받았다. 당시 총 500억원 모집에서 두배가 넘는 1320억원이 몰린 바 있다. 공모 희망 금리 밴드로는 1년물 6.6~7.1%, 2년물 7.3~7.8%의 절대 금리 수준을 제시해 1년물은 6.59%, 2년물은 6.70%에서 발행 금리가 결정됐다. 금리 밴드 하단보다 낮은 수준에서 목표액을 채운 셈이다.
전문가들도 올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속에서 크레디트물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번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감안했을 때 상반기 크레디트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선반영으로 국고채 금리가 박스권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캐리 매력(만기보유 이자수익)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