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원재연 기자] 세무 도움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가 전자기기 커머스 플랫폼 운영사를 인수했다. 세무에 집중됐던 사업 구조와 매출원을 다변화하고, 생활경제 전반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 |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가 테스트밸리를 운영하는 ‘비엘큐’를 인수했다.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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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따박따박”…똘똘한 기업 품은 삼쩜삼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 9월 비엘큐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최근 인수를 마무리했다. 인수가는 비공개다.
비엘큐는 전자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써볼 수 있도록 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테스트밸리’ 운영사로, 체험 후 반납을 전제로 한 구매 전환과 리퍼비시(검수후 재판매)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해 왔다. 2023년에는 사용자가 사진을 업로드하면 인공지능(AI)이 기기 상태를 판별하고 판매대금을 정산해주는 중고 전자제품 거래 서비스 ‘퀵셀’을 선보이면서 고객 접점을 넓혔다.
비엘큐는 이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비즈니스 타깃을 일반 소비자에서 긱워커(gig worker·배달 라이더와 프리랜서 등 단기 계약으로 일하는 플랫폼 기반의 노동자) 경제층으로 전환했다. 고비용의 B2C 시장 대신 반복매출과 데이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B2R 시장이 더 유망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국내 긱워커는 50만 명 이상으로, 라이더 1인당 기기 교체주기는 평균 6개월~1년 수준으로 짧다. 덕분에 비엘큐는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과 안정적인 반복 매출원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M&A로 사업·매출원 다각화 신호탄자본시장에서는 자비스앤빌런즈가 이번 M&A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고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비엘큐는 전자제품의 구매·판매·재활용을 연결하는 순환형 커머스 모델을 운영해 왔고, 자비스앤빌런즈는 이를 통해 세무·소득 데이터에 소비·자산 흐름 데이터를 더하는 생활경제형 데이터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특히 비엘큐의 ‘테스트밸리’와 ‘퀵셀’이 보유한 실물 거래·자산 데이터가 자비스앤빌런즈의 핵심 데이터 자산과 결합될 경우, 개인 맞춤형 금융·보험·구독 등 신규 수익모델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수에는 상장 재추진을 염두에 둔 외형 확장 전략도 깔려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자비스앤빌런즈는 과거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사업의 영속성 입증 문제로 절차가 중단된 바 있다. 회사는 이후 외부 투자 유치 대신 스타트업 M&A를 통해 신사업을 확장하고 수익성을 입증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사안에 정통한 IB 업계 한 관계자는 “삼쩜삼이 보유한 세무·데이터 사업만으로는 매출 성장이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인수는) 실물 커머스·금융 결합 모델을 추가해 상장 스토리를 재구성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무에 집중됐던 수익 구조를 다각화해 소득과 소비, 자산 등을 아우르는 생활경제 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위한 첫 행보”라며 “비엘큐는 특히나 영업이익을 따박따박 잘 내는 회사이기 때문에 자비스앤빌런즈의 재상장 전략에도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