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SK스퀘어(402340)가 자회사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핵심 자산을 유동화해 재무 부담을 줄이고, 향후 글로벌 ICT·반도체 투자에 집중하기 위한 리밸런싱 전략의 일환이다.
 | | SK스퀘어. (사진=SK스퀘어) |
|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스퀘어는 ‘웨이브 지배력 상실에 따라 자회사 탈퇴를 결정했다’는 공시를 냈다. 자회사 지위에서는 제외됐지만 보유 지분은 유지한다. 티빙과의 합병 조건에 따라 CJ ENM이 경영권을 보유하고, SK스퀘어는 사업 협력 관계만 이어가는 방식이다. 사실상 웨이브 경영에서 손을 뗀 셈이다.
음악 플랫폼 플로도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당초 8월 말~9월 초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선정이 예정됐으나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시장에서는 △YG플러스 △부산에쿼티파트너스(BEP) △비마이프렌즈 △대명GEC·JC파트너스 컨소시엄 등이 우협 후보군으로 거론됐으나, YG플러스가 중도 이탈하면서 현재는 비마이프렌즈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SK스퀘어는 이미 다른 콘텐츠 자회사 매각도 속속 진행해왔다. 올해 1분기에는 원스토어의 콘텐츠 자회사 로크미디어를 정리했고, 드림어스컴퍼니 역시 매각을 추진 중이다. 당초 8월 말~9월 초 우협 발표가 예상됐지만 일정이 밀리면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드림어스컴퍼니의 경우 아이리버 사업 부문 매각을 선제적으로 마무리하며 경량화를 거쳤다.
통신·플랫폼 계열사인 티맵모빌리티도 유사한 정리 작업이 이어졌다. 티맵이 보유한 우티 지분을 처분한 데 이어, 서울공항리무진 지분 100%를 약 600억원에 스틱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또 캐롯손해보험 지분도 한화손해보험에 넘기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SK스퀘어가 직접 거론한 주요 ICT 자회사로는 티맵모빌리티, 11번가, SK플래닛, 원스토어, 드림어스컴퍼니, 인크로스, FS L&S 등이 있다.
핵심 현안은 11번가다. 업계에서는 연내 그룹 차원의 결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스퀘어 내부에서는 11번가 투자 계약상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방향으로 기류가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SK스퀘어는 지난 2023년 11번가 FI 지분 약 20%에 대한 콜옵션을 포기했으며, 계약에 따라 2년이 지난 10월3일부터 2차 콜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콜옵션 행사 기간은 12월 말까지다.
한명진 SK스퀘어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2027년까지 비핵심 자산 유동화와 배당 수익 등을 통해 2조~3조원 수준의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SK스퀘어는 자회사 정리로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투자사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글로벌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상반기에도 미국·일본을 중심으로 5건 이상의 투자를 단행했으며, 현재도 AI 반도체·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신규 투자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