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재벌 빈탈랄, 우크라 전쟁 전후 러 기업에 대규모 투자
- 러 침공 이틀전부터 한달간 러 기업 3곳에 5억弗 이상 투자 러 국영 가스프롬·로프네스트 및 민간 루코일 등 "사우디 정부 용인 있었을듯…투자가치는 서방제재로 급락"
- 등록 2022-08-15 오후 2:24:58
- 수정 2022-08-15 오후 2:24:5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회장을 맡고 있는 킹덤 홀딩스가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로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에 대규모 투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킹덤 홀딩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2020년 하반기부터 최근 3년 간의 투자내역을 공개했다. 그 결과 킹덤 홀딩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전후로 러시아 에너지 기업 3곳에 약 5억달러(약 653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침공 이틀 전인 2월 22일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에 3억 6400만달러(약 4754억원),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 약 5200만달러(약 679억원)를 각각 투자했고, 2월 22일부터 3월 22일까지 러시아 민간석유기업 루코일에도 1억 900만달러(약 1423억원)를 투입했다.
빈 탈랄 왕자의 대(對)러시아 베팅은 지금까지만 보면 실패한 상황이다. 세 기업 모두 서방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리면서 투자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킹덤 홀딩스는 빈 탈랄 왕자가 1980년 설립한 투자회사로, 트위터, 포시즌 호텔, 유로디즈니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러시아 기업 3곳 외에도 영국 연금·저축 회사 피닉스 그룹, 투자 운용사 M&G, 우버, 리프트, 알리바바, 블랙록 TCP 캐피털 등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도로 러시아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전쟁 발발 이후, 즉 서방의 제재 이후에도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우디 정부의 용인 또는 묵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리더인 사우디는 비(非)OPEC 산유국 대표인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반면, 미국과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사우디를 방문하기 전까지 대립해 왔다.
빈 탈랄 왕자는 현재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 부패 척결 명목으로 반대파 축출에 나섰을 때 휘말린 바 있다. 당시 빈 탈랄 왕자는 다른 왕자들, 전·현직 고위 관료 및 유명 사업가들과 체포돼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 구금됐다.
이후 합의금을 내고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FT는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지난 5월 킹덤홀딩스 지분 16.9%를 인수했다고 전했다. 빈 탈랄 왕자는 78.1%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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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킹덤 홀딩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2020년 하반기부터 최근 3년 간의 투자내역을 공개했다. 그 결과 킹덤 홀딩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전후로 러시아 에너지 기업 3곳에 약 5억달러(약 653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침공 이틀 전인 2월 22일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에 3억 6400만달러(약 4754억원),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 약 5200만달러(약 679억원)를 각각 투자했고, 2월 22일부터 3월 22일까지 러시아 민간석유기업 루코일에도 1억 900만달러(약 1423억원)를 투입했다.
빈 탈랄 왕자의 대(對)러시아 베팅은 지금까지만 보면 실패한 상황이다. 세 기업 모두 서방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리면서 투자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킹덤 홀딩스는 빈 탈랄 왕자가 1980년 설립한 투자회사로, 트위터, 포시즌 호텔, 유로디즈니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러시아 기업 3곳 외에도 영국 연금·저축 회사 피닉스 그룹, 투자 운용사 M&G, 우버, 리프트, 알리바바, 블랙록 TCP 캐피털 등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도로 러시아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전쟁 발발 이후, 즉 서방의 제재 이후에도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우디 정부의 용인 또는 묵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리더인 사우디는 비(非)OPEC 산유국 대표인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반면, 미국과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사우디를 방문하기 전까지 대립해 왔다.
빈 탈랄 왕자는 현재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 부패 척결 명목으로 반대파 축출에 나섰을 때 휘말린 바 있다. 당시 빈 탈랄 왕자는 다른 왕자들, 전·현직 고위 관료 및 유명 사업가들과 체포돼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 구금됐다.
이후 합의금을 내고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FT는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지난 5월 킹덤홀딩스 지분 16.9%를 인수했다고 전했다. 빈 탈랄 왕자는 78.1%를 보유하고 있다.
방성훈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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