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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도 시골서 투자지휘…국민연금 기금운용, 전주서 충분"

  • [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②
  •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울 이전설 반박
  • "전주 이전 후 수익률 2배 오르며 높은 성과"
  • "전주 인프라 지원해야"…운용본부 분리도 반대
  • 등록 2023-03-28 오후 11:04:24
  • 수정 2023-03-28 오후 11:04:24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8일 23시 0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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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대한민국의 모든 경제활동이 반드시 서울에서만 이뤄져야 합니까?”

최근 전라북도 전주시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서울 이전설이 또다시 수면에 떠오른 가운데,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이같이 반문했다. 지난 2017년부터 2년여간 제16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낸 그는 현재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수익률과 본부 소재지 상관 관계 없어”

김 의원은 기금운용본부가 오히려 전주로 이전한 이후 전체 기금 운용수익률이 상승했다며, 반드시 서울에 있어야만 수익률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 당시에도 과연 지방에서 기금운용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운용수익률은 기금운용본부가 서울에 있을 때 평균 5% 내외였는데, 오히려 지방 이전 이후 3년 연속 1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2배가 오르며 높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언론 매체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서울 이전 검토를 지시했다는 설이 돌면서 갈수록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을 비롯해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까지 나서서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서울 이전설을 둘러싼 잡음은 몇 년째 사그라지지 않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지난 2017년 서울에서 전북혁신도시인 전주로 이전했다. 법에는 기금이사가 관장하는 부서의 소재지는 전라북도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전체 운용수익률은 전주로 이전하고 나서 지난 2018년 -0.92%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2019년 11.31% △2020년 9.70% △2021년 10.77% 등 3년 연속 높은 수익률을 냈다. 이는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 직전 3년 동안의 수익률 평균인 4.9%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익률이다.

김 의원은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박근혜 후보가 공약했던 내용이고, 국회에서 오랜 논의 끝에 법으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당시 양당 합의를 통해 이뤘던 것인데, 지금 서울 이전설을 논하는 것은 기금을 장악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국민연금 수익률이 -8.22%에 달해 서울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별도로 분리된 한국투자공사(KIC)는 -14.36%로 국민연금보다 실적이 나빴다”며 “국민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국민연금공단에서 기금운용본부를 분리해 KIC처럼 별도의 공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부족한 게 있다면 인프라를 지원해야”

김 의원은 해외 대형 연기금의 본부가 수도나 경제 중심지에만 있다고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대기업들의 본사 소재지도 각 주에 골고루 퍼져 있다며, 수익률과 기금운용 소재지의 상관관계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의 본부는 새크라멘토라는 조그만 도시에 있고, 스웨덴 공적연금 AP도 일부는 스톡홀롬에 있지만, 다른 일부는 예테보리에 있다”며 “심지어 대표적인 ‘투자의 귀재’로 꼽히는 워런 버핏도 미국 중부의 작은 시골도시 오마하에서 글로벌 투자를 지휘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민연금 이사장 재직 시절 직접 스웨덴 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만나 지방 운용에 대한 생생한 후기도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직접 예테보리에 있는 한스 팔린(Hans Fahlin) AP2 CIO와 칼 스와틀링(Karl Swartling) AP6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수도가 아닌 지방에서 자산 운용하는 게 어렵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No Problem’이라고 답했다”며 “미국 초대형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 본사도 소도시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있고, 우리나라 국민연금과 비슷한 자산규모와 거버넌스를 가진 네덜란드 연금투자회사 APG도 암스테르담이 아닌 헤를렌에 있는 것처럼 도시 규모와 자산운용은 무관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방에서 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인프라를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세계적인 독일 기업 BMW·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아디다스(Adidas)·푸마(PUMA) 등도 독일이 경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 국토에 고르게 포진하면서 지역을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며 “우리나라도 만약 지방이 서울만큼 충분한 문화적·교육적 혜택을 주지 못한다면, 서울에서만 해답을 찾을 게 아니라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지방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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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4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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