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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늘어날 때가 됐다"…부실채권 투자 ‘큰 장’ 서나

  • NPL 펀드 조성 움직임 '속속'
  • 공사 중단 사업장에 자금 투입
  • 하나F&I 회사채 모집도 '흥행'
  • 은행 PF 연장…'큰 장'에 시간 필요
  • 등록 2023-01-25 오후 6:14:55
  • 수정 2023-01-25 오후 6:14:55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5일 18시 1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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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부동산 관련 채권의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이를 투자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수천억 원 규모로 조성되는 NPL(부실채권) 펀드에 ‘큰 손’ 기관투자자들의 출자가 이어지면서다. 다만 금융당국이 은행 PF 대출 만기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큰 장’이 서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대형 건설사와 함께 부실 부동산PF 사업장을 정상화하는 NPL 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NPL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화된 대출채권을 의미한다. NPL 시장에서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올 상반기 안에 2000~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투자 대상은 주로 본PF로 넘어가지 못한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이다. ‘브릿지론(Bridge Loan)’이란 다소 까다로운 본PF 대출 전 통상 중소형 증권사나 제2금융권 등이 중간 단계의 다리를 놓아준다는 개념의 대출이다. 즉 급격히 오른 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사업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 중 수익성이 있는 곳에 돈을 투입해 구조조정처럼 회생시키는 것이 펀드의 목표인 셈이다.

메리츠증권 역시 최근 롯데건설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롯데건설이 보증하는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매입하는 투자로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가 9000억원 규모로 선순위 대출에, 나머지 6000억원은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물산·호텔이 후순위 대출에 나선다.

NPL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지난해부터 형성된 바 있다. 보고펀드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1390억원 규모의 ‘보고 NPL 일반사모투자신탁 3호’를 조성했다. 펀드는 서울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의 대주단이 투자한 1380억원 규모의 근저당권부 부동산 담보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하나에프앤아이(하나F&I), 유암코(연합자산관리), 키움에프앤아이(키움F&I)가 출자했다.

앞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티마크그랜드호텔을 2132억원에 인수하며 1380억원 규모의 담보 대출을 일으킨 바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펀드 만기까지 매각이 이뤄지지 않자 산업은행 등 대주단이 지난 2021년 9월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했다. 이후 채권양수도를 통해 기존 대주단의 채권을 인수한 것이 ‘보고 NPL 3호’ 펀드다.

NPL 등 부동산 자산 투자에 강점이 있는 아이파트너스자산운용 역시 관련 펀드 4개를 60억~170억원 규모로 연달아 출시했고,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도 지난해 말 첫 NPL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유진자산운용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공사 중단 위기의 PF 사업장을 비롯해 기업 NPL까지 투자할 수 있는 NPL 펀드 ‘유진에스에스앤디오퍼튜니티‘를 약 5000억원 규모로 조성해놓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와 새마을금고,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현대캐피탈 등이 주요 출자자다.

NPL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NPL 투자 전업사인 하나F&I가 모집하는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모집에는 6220억원의 주문이 몰리기도 했다. 기대 이상의 흥행에 하나F&I는 증액발행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당국이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상환을 2025년까지 미룬데 이어 은행들의 PF 대출의 만기까지 연장할 것으로 전망돼 ‘큰 장’이 서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가 5대 금융지주와 꾸린 대주단 협의체는 은행이 보유한 PF 대출 약 30조원 중 27~28조원 가량의 만기를 연장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한 기관투자자의 고위 관계자는 “(NPL 펀드는) 할인율이 충분한지가 투자 집행 의사결정에 중요할 것 같다”며 “정상화시킬 수 있는 자산을 싸게 살 수 있다면 좋은 투자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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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3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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