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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낀 성적…불안한 2차전지·화학

  • [35회 SRE]
  • 2차전지·화학 업종 신규 등장과 함께 상위권 포진
  • SK온, 3분기 흑자 냈지만 여전히 불안한 시선
  • CJ CGV·CJ ENM도 작년 이어 나란히 2~3위
  • SK그룹·롯데그룹 상위권 여전해…전망은 엇갈려
  • 등록 2024-11-20 오전 5:33:24
  • 수정 2024-11-20 오전 9:31:1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05시 33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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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이차전지와 화학 등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기업들이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 상위권에 대거 포진됐다. 한 차례 신용등급 강등 폭풍을 겪었던 롯데그룹은 상대적으로 지난 회차에 비해서 이름을 적게 올렸지만 CJ그룹과 SK그룹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여전히 이어지면서 건설사와 증권사들도 상당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워스트레이팅 1위는 SK온이 차지했다. 이차전지 기업들은 올해 들어서 공급 과잉과 수익성 훼손 심화 등을 이유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차전지 사업의 특성상 당장 실적이 나지 않더라도 끝없는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 가장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SK온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워스트레이팅 13위를 차지하면서 상위 10위권 밖에 벗어나 있었지만 올해는 단숨에 1위 자리에 등극했다.

2위와 3위는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CJ CGV와 CJ ENM이 나란히 차지했다. CJ ENM은 지난해 처음으로 설문에 등장하면서 바로 3위에 올라섰는데 올해 역시 3위 자리를 이어갔다.

워스트레이팅이란 기업별 신용등급 수준 적정성을 묻는 항목으로 회사채를 분석하고 운용하는 시장전문가들이 기업 펀더멘털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이 어디인지 응답하는 것이다. 2005년 시작한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은 그동안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신용등급 거품(등급 쇼핑)을 지적했고 STX, 동양, 금호, 웅진, 대한전선, 한진해운, 현대상선(HMM), 두산 등 많은 기업 신용위험을 선제적으로 경고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당기간 워스트레이팅 기업은 신용등급 고평가 기업으로 여겨졌지만 2016년 24회 SRE부터는 등급 적정성과 함게 등급 방향성도 함께 묻고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 신용평가 3사 평균 등급상하향배율(업다운레이쇼)은 0.53배였지만 지난 9월 말 0.97배로 높아진 상태다.

불안한 이차전지 SK온 1위 불명예

SK온은 35회 SRE에서 총 183명 가운데 65명(35.5%)의 선택을 받으면서 현재 신용등급이 가장 적절하지 않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65명 중 단 한 명도 등급 상향을 선택하지 않았을 정도로 시장의 의견이 일치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그동안 ‘만년적자’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SK온은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24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독립법인 출범 이후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SK온을 보는 시선은 부정적이다. 이번 흑자가 보상금 영향이 큰만큼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거한다면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면에서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SRE자문위원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가 문제”라면서 “이 경우 관세정책 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SK온은 이미 시장 기반 자체가 미약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2위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CJ CGV가 차지했다. 지난 30회 워스트레이팅 7위에 자리를 했던 CJ CGV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당시 대표적인 코로나 피해 업종으로 분류되면서 31회와 32회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3회에서는 3위로 밀려났다가 34회에서 2위에 다시 오른뒤 2년 연속 이를 유지하고 있다.

득표수는 45표, 이에 따른 득표율은 24.6%로 집계됐다. 지난해 1위였던 GS건설과 근소한 차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선방한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등급 하향이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37표를 기록했지만, 등급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도 8표가 나왔다.

특히 비CA 중 7명이 등급 상향이 필요하다고 답하는 등 전반적으로 비관적이기만 했던 분위기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해석도 나온다.

CJ CGV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도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올해 1분기에도 4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2분기 역시 223억원의 흑자를 냈는데 이는 전년비 36.4% 늘어난 것이다. 3분기에는 전년비 47.7% 늘어난 4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적 개선과 일부 나아진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시선이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 SRE자문위원은 “신평사들은 관객이 회복세를 보이다 보니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를 반영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영화산업 자체가 망가진 상태에서 ‘긍정적’ 전망을 달고 등급이 올라가는 것이 맞는지에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CJ그룹 형제인 CJ ENM은 나란히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등장과 함께 3위를 꿰찼는데 2년 연속 이를 유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총 44표(24.0%)를 얻었는데, 이는 2위인 CJ CGV와 불과 한 표 차이일 뿐이다. 등급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은 6명이었고, 나머지 37명은 등급 하향에 표를 던졌다.

CA는 CJ ENM을 선택한 18명 모두가 등급을 하향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비CA 중에는 6명을 제외한 20명이 등급 하향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나마 작년 적자를 이어가던 실적은 올 들어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분기에는 12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2분기에는 353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31.7% 증가한 4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적자의 주범이었던 티빙이 최근 선방하고 있고, 미국 콘텐츠 자회사인 피프스시즌도 최악에서는 벗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피프스시즌의 실적이 최악만 벗어났을 뿐 여전히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음악 부문에서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여전히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SRE자문위원은 “미국 작가협회 파업이 상당 기간 이어지면서 무형자산 부실화가 컸다”면서 “CJ그룹 내 건설 관련 관리를 CJ ENM이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부담도 일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황 악화에 정유·화학 업종 대거 포진

35회 SRE에서는 워스트레이팅 40개 기업 가운데 16개사가 신규로 편입됐다. 32회에 5개사, 33회에 8개사, 34회에 12개사가 새로 편입된 것과 비교하면 늘어난 수치다. 34회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 본격화로 건설사와 캐피탈사가 주로 이름을 올렸다면 35회에서는 업황 악화로 신용등급이 위태로워진 2차전지와 화학 업종, 그리고 증권 업종을 중심으로 신규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상위권에 화학 업종이 상당수 눈에 띈다. 6위 여천NCC와 7위 HD현대케미칼이 등장과 함께 상위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지난해 7위였던 효성화학은 올해 10위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10위권에 포함됐고, 11위에 롯데케미칼이 자리했다.

석유화학 업종은 최근 업황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3분기 에쓰오일(S-Oil)은 이미 4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을 냈고, SK이노베이션도 SK온 선방에도 불구하고 3분기 423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맞물린 영향이 큰만큼 당분간 정유·화학 업종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지난해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던 건설사들의 순위는 올해는 다소 하위권으로 내려갔다. 다만 상위권에 여전히 롯데건설(4위)과 GS건설(9위), HDC현대산업개발(12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IM증권(구 하이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향을 많이 받는 증권사들이 새롭게 포함되자마자 각각 4위와 7위를 차지한 점이 눈에 띈다. 여전히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SRE 자문위원은 “IM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증권사 중에서도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많은 곳들”이라면서 “두 곳 모두 최근 적자를 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SK·롯데·신세계를 향한 엇갈린 시선

응답자 모두가 등급을 하향해야한다고 표를 던진 곳은 SK온, 다올투자증권, SK, SK어드밴스드, 이마트, SK증권, 한국토지신탁, 에큐온캐피탈 등이다.

그룹사 별로는 상위 20위권 안에 SK온(1위), SK(14위), SK어드밴스드(16위) 등 세 개의 계열사가 이름이 오른 SK그룹이 가장 눈에 띈다. 작년 등급 강등이 한 차례 이어진 롯데그룹 중에서는 롯데건설(5위)과 롯데케미칼(11위)이 20위권에 들었다. 신세계그룹도 이마트(16위)와 신세계건설(18위) 두 곳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다만 SK그룹에 대해서는 우려도 크지만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 중인만큼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반면 롯데그룹과 신세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우세한만큼 등급 강등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RE자문위원은 “롯데는 이미 한 차례 등급 강등이 더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기업이 부도가 나진 않겠지만 구조조정이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자문위원은 “SK는 구조조정을 열심히 하고 있기는 하다”면서 “회사수가 절대적으로 많다보니 아직도 구조조정을 해야할 부분이 많다는 점이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

워스트레이팅 기업 어떻게 선정하나

워스트레이팅 후보군은 ‘AAA~BBB-’ 사이 투자적격등급을 보유한 기업 가운데 40개사를 선정한다. 후보군 선정은 직전 설문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한 기업(계열)은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유지한다. 자문위원단 의견을 취합해 △발행규모가 일정수준 이상이거나 △시장의 관심이 큰 기업 △최근 등급 변동이 있었거나 평가사간 등급이 다른 기업 △채권 수익률(MIR)과 신용등급간 괴리가 있는 기업 위주로 추린다.

SRE 설문에서는 40개 후보군 가운데 응답자별로 5개 이내에서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한 기업에 한해 등급 방향을 추가로 표기한다.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 하향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에 각각 표기하는 방식이다. 평가사별 등급이 다른 스플릿 기업의 경우 높은 등급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면 ▲ 낮은 등급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면 ▼를 선택하면 된다.

이번 설문에 새롭게 포함된 후보군은 IM증권, 여천NCC, HD현대케미칼, 다올투자증권 등 16개사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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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5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 제35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