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대장금 못 잊어’…미스터 에브리씽이 K콘텐츠 베팅한 이유

  • 카카오 엔터 1.2조 투자유치 화제
  • 탈석유 선언 사우디 K콘텐츠 관심
  • 대장금 열풍에 지역 내 호감 영향
  • 젊게 재편되는 인구 구성도 고려
  • 등록 2023-01-22 오전 8:02:00
  • 수정 2023-01-22 오전 8:02:0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2일 08시 02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가입하기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를 뚫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1조2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화제다. 이른바 ‘오일머니’로 불리는 중동 자본이 카카오 엔터의 성장성에 통 큰 베팅을 한 것이다.

이례적인 대규모 투자를 놓고 업계에서도 여러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중동 지역을 강타했던 ‘대장금’의 여운이 이번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최근 중동 국가들이 ‘탈(脫)석유’를 외치면서 공격적인 콘텐츠와 ICT(정보·통신 분야) 투자에 나선 가운데 젊게 재편 중인 중동 지역 인구를 고려한 투자라는 얘기도 나온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해 11월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업무오찬에 앞서 자리에 앉아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엔터, 1.2조 투자유치 ‘잭팟’

카카오엔터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각각 6000억 원씩 총 1조20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공시했다. 국내 콘텐츠 기업이 받아낸 해외 투자 유치액 가운데 최대 규모이자 카카오 계열사 내에서도 역대 최대 투자다.

자본 시장에서는 PIF의 베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아 거액의 투자를 약속한 빈 살만 왕세자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에 대해 “무함마드 왕세자의 공식 방한 후속조치로 판단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의 대형 투자 유치를 두고 업계에서는 여러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관계라고 입을 모은다. 빈 살만 왕세자는 ‘탈 석유’를 외치면서 여러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사우디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네옴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발표한 초대형 신도시 사업이자 국가 장기 프로젝트(사우디 비전 2030)다.

사업비만 5000억달러(약 640조원)를 들여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건설되는 첨단 미래 신도시다. 같은 선상에서 탈 석유를 위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콘텐츠나 ICT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PIF는 지난해 3월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소프트(036570)와 넥슨에 총 3조5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각각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대장금의 여운…K콘텐츠 인정받은 것

과거 중동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던 ‘대장금’을 계기로 국내 콘텐츠에 대한 호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07년 이란에서 방영된 대장금은 6개월 평균 추정 시청률이 90%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대장금이 방영되던 날, 테헤란 시내에 인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일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이란을 시작으로 중동에 퍼져 나간 대장금 열풍은 ‘K콘텐츠는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대장금 특유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모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인식이 생긴 것도 이때부터다.

무엇보다 온갖 모함에도 최고 상궁 자리에 오르는 대장금의 줄거리가 유사한 역사를 지닌 중동 지역의 정서를 건드렸다는 평가도 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K콘텐츠에 대한 성장 잠재력을 좋게 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최근 중동 지역 인구 구성이 젊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15~29세 인구가 중동 지역의 24%를 차지하고 있다. 젊은 층이 누리고 개발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던 상황에서 콘텐츠 투자에 관심을 뒀다는 것이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았고, (성장 잠재력을) 인정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SRE 랭킹
※ 제33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 제33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