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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외 벤처펀드 투자 추진…대체투자 다변화 속도"

  • 백주현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 인터뷰
  • 최근 사모 형태 위탁운용 가능하도록 지침 개정
  • 올 하반기 해외 벤처펀드 투자…수익 저변 넓혀
  • "포트폴리오 점검 후 해외·대체투자 비중 확대"
  • 등록 2022-09-01 오전 4:00:00
  • 수정 2022-09-01 오전 6:23:56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1일 04시 0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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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올해 하반기 외부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해외 벤처펀드 투자를 추진 중이다. 시중의 유동성이 축소되고 긴축이 장기화할수록 오히려 공무원연금과 같은 기관투자가의 ‘유동성 공급자’로서의 역할이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의 공격적 긴축정책, 전 세계적인 공급망 대란 등 위기가 겹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와 자본시장의 혼란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 7월 취임한 백주현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은 대체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방식을 바꾸는 등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우수한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백주현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이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공무원연금공단 서울지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해외 벤처펀드 첫 투자…유연하게 시장 대응”

백 CIO는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공무원연금공단 서울지부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단기적 시황에 따른 변화보다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금융시장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투자 목표를 조정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중기 자산배분안의 분산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해외 및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 CIO는 “올 상반기에 각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주식과 채권 시장이 즉각적인 영향을 받으며 동반 하락했다”며 “그동안 레버리지를 많이 활용하는 부동산 시장도 금리 상승에 상대적으로 잘 버티는 모습이었지만, 금융비용의 압박을 고려할 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금리 시대를 맞아 각 부문의 과다부채 정도와 금융기관에 대한 부실 전이 가능성 등이 전체 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공무원연금의 운용자산(AUM)은 8조1055억원에 달한다. 이중 단기자금(지불준비금)을 제외한 투자자산만 7조3155억원으로 자산별 비중은 △채권 39.7%(2조9032억원) △주식 31.7%(2조3212억원) △대체투자 28.6%(2조911억원) 등이다. 올해 전체 금융자산의 목표 수익률(3.7%)을 달성하면 AUM 규모는 9조7761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대체투자 전략을 다양화하는 추세에 따라 공무원연금도 국내외 다양한 기관과 교류하면서 투자 리스크를 점검하고, 수익원을 다변화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공무원연금은 지난 7월 대체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방식을 공모 절차뿐만 아니라 사모 방식도 가능하도록 내부 지침을 개정했다. 이를 통해 의사결정 소요 시간을 줄이고 공단 맞춤형 투자나 우수 운용사에 대한 재출자(Re-up), 타 기관과의 공동 투자 등 다양한 형태의 운용이 가능해졌다.

백 CIO는 “국내 사모주식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수익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첫 해외 벤처펀드 투자를 준비 중”이라며 “공모와 사모 방식을 적절히 활용해 대체투자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면 장기적으로 수익률 제고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주현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이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공무원연금공단 서울지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자산 구성과 수익원 다변화해 꾸준한 성과 낼 것”

공무원연금은 지난 7월 해외 사모대출펀드(PDF)와 세컨더리 펀드 투자를 위한 위탁운용사를 세 곳씩 최종 선발했다. 출자 규모는 각각 1500억원과 1200억원으로 올해 안에 출자 약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모대출과 세컨더리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생명 뉴욕법인 등 오랜 기간 해외 및 대체투자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은 백 CIO의 강점이다. 그는 “공무원연금은 기존 유럽 일변도의 다이렉트 렌딩(펀드 자금으로 기업에 직접 대출을 해주는 방식) 자산군에 북미 지역을 추가함으로써 지역 분산 효과를 높여 안정적인 고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를 꾸준히 실행하고 해외주식과 같은 자본차익 자산도 일정 수준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백 CIO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어난 대체자산 현황을 점검하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전략을 하반기 중 수립할 예정”이라며 “낮은 수준의 변동성과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성 자산도 꾸준히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970년생인 백 CIO는 국내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공무원연금의 수장이자 최연소 CIO라는 점에서 투자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백 CIO는 “연금 가입자의 관리자로서 고객 자산의 가치를 지키고 증식하는데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기금의 중장기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고민하고 대비해 금융시장의 변화에도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재편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백주현 공무원연금 CIO 프로필

△1970년생 △한국외대 경제학 △미국 듀크대 경영학 석사(MBA) △2007년 삼성생명보험 뉴욕투자법인 수석운용역 △2012년 삼성생명보험 투자전략팀·재무심사팀 파트장 △2019년 삼성생명보험 글로벌사업팀 파트장 △2022년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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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4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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